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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죽]아욱죽과 막장 그리고 어머니

날 사랑하심 2013. 7. 1. 08:45

[아욱죽]아욱죽과 막장 그리고 어머니

 

아욱죽을 끓였습니다.

 

 

시어머님께 다녀오려고 죽 생각을 하니

냉장고에 있는 아욱이 생각났습니다.

그러고보니 냉장고에 찹쌀도 있네요.

ㅋㅋ,, 냉장고 안에서 해결되겠습니다.

 

아욱을 씻습니다.

이거 어느분이 주셨더라~~~아~~

직접농사지으시고 이렇게 저를 챙겨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누시고 베푸시는 그분께

크신 축복으로 채워주시길 기도합니다.^^ 

 

아욱을 씻습니다.

 

 

찹쌀을 씻습니다.

멥쌀이어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이모님께서 주신 찹쌀이 있으므로...

이모님이 편찮으신데 빠른 쾌차와 평안을 기도합니다.

 

 

우리엄마가 주신 막장을 풀어 넣고 끓여줍니다.

그리고 건새우,표고,멸치로 만든 가루를 한숟가락 듬뿍 넣었습니다.

ㅎㅎ,, 다시마 가루도 있는데 넣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조금 넣었습니다.

천천히 끓여주면

 

짜잔~~

아욱죽이 되었습니다.

 

 

제가 다른 죽을 즐기지는 않는데 아욱죽은 좋아하는지라 먼저 맛을 봅니다.

엄청 맛있습니다.ㅎㅎ

 

 

우리엄마 막장이 진짜 맛있거든요.

제 입에 꼭 맞는 것보니 간이 조금 짭니다.

 

 

넘 맛있어서 엄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엄마 아욱죽 끓였는데 엄청 맛있어요.

그럼 아욱죽 맛있지...

아욱죽이라서가 아니라 엄마 막장이 맛있어서 그래요.

ㅎㅎ... 그러냐~~

근데 엄마 막장 많이 있어? 나 이제 얼마 안 남았는는데...

나 먹을 것 밖에 없다~~ 큰언니가 못 담게 하잖아. 즈이꺼 퍼다 먹으라고

안돼~~ 엄마꺼가 더 맛있어. 큰언니꺼는 맛 없어요~~ 엄마가 담거

메주가 없어~~ 큰언니가 쑤어다 줬는데 이젠 안 주잖아..

안돼,, 엄마가 막장을 담그게 제가 주선 할께요. 장 담그는 시기에 얘기하세요.

장이야 지금이라도 담그면 되지만 메주가 없어~~

메주 쑤는 시기에 말씀하세요~~언니랑 통화할께요~~~엄마거가 훨씬 맛있어

똑 같이 담그는데 왜 맛이 다를까~~

엄마 손맛이지~~ 엄마께(것이) 훨씬 맛있어요

 

ㅋㅋ,,  올해 팔순이 되시는 엄마와 저와의 대화입니다.

무심히 퍼다 먹기만 해서

설마 이렇게 하나도 없을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마음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일은 제가 하더라도 엄마의 막장을 꼭 사수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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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죽 간이 좀 세게 된 것 같아서

시어머니께 드릴 흰죽을 다시 끓였습니다.ㅋㅋ

그래서 흰죽이랑 아욱죽 두개를 들고 다녀왔습니다.

요즘 시어머니께는 양식으로 음식을 해 가는게 아니라

그냥 맛 보시라는 의미입니다. 

 맛도 못 느끼시고 먹는 것이라는 개념도 없으십니다.

즐기시지 않는 것 같아 몇입 드리다가 말았습니다.

도와주시는 분들께 안 드셨으니

저녁을 적량 드려주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왔습니다.

아주버니께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어머니가 사는 세상이 다른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의사표현도 없으시고 무심 해 보이시는

어머니는 생각을 하시고 계실까요?

의사표현을 하시든 못하시든 생각은 있으실거라 여기며

얼굴보여드리는 마음으로 인사 다니고자합니다. 

 

이번엔 '엄마'라고 부르시는 소리만 몇번 듣고 왔습니다.

엄마께 데려다 드려요? 하니

유일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을 하십니다.

가고 싶으신 것 같애요.

모셔다 드릴 능력은 안되고

'엄마께 빨리 데려가 달라고 기도할께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