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섬에 갇혀 지냈습니다.
이곳은 아무도 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입니다.
무인도인가 봅니다.
나 혼자 갇혀서
빠져 나오려 길을 찾아 헤매고
소리질러 보고
발버둥치며 지냈습니다.
여기는 나, 그리고 나 밖에 없습니다.
섬에 갇혔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내고 보니
섬에 갇힌게 아니라
제가 빗장을 하나씩 걸어 잠그며
깊이 깊이 숨어 들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 이제 조금씩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멀리 사람들도 보이구요.
이제 숨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일하고 여행을 다니면서도
혼자만의 섬 속에 갇힐 수 있는 것 보면 참 희한합니다.
분명히 사람들과 만나고 있는데 나는 혼자였습니다.
이것이 인생살이일런가요?
온 몸의 촉수를 세우고
누군가와 시비를 가리려고 덤비는가 하면
스스로 모든 촉수를 거두어 들이고
마치 죽은자처럼 이리저리 떠 다니기도 하고
또 한고개를 넘었습니다.
햇살 이쁜 가을날을 살아내고
찬기 느껴지는 살맛나는 날씨에 또 하루를 살아 내려 합니다.
(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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