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메모

우리집은 구순이 된 고모의 친정

날 사랑하심 2018. 8. 20. 11:48



지난 토요일 89세가 되신 고모의 딸에 아들이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고모의 손주결혼식...

삼대독자이신 아버지에게는 여자형제가 셋있어서

우리에게는 고모가 친척의 전부이기도 하지요.


고모들은 우리아버지이신 오빠를 엄청 무서워했는데

그 덕에 고모들이 조카에게 오빠 흉을 보시는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고모의 손주 결혼식에 친정오빠의 조카들이 우루루 참석했더니

고모가 좋아 하시고  엄청 기뻐하셨습니다.

 반가운 만남을 하고 헤어졌는데...


오늘아침 가족구룹 카톡에 동생이 글을 올렸어요.

고모가 친정조카들이 손주결혼에 많이 오니

고모 어깨가 으쓱했다고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모른다고

올케되는 우리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우리 엄마도 엄청 기분이 좋다고...ㅋㅋ


늘 있었던 일이기는 한데

구순이 다 되는 고모의 정정하신 모습에

내년엔 구순잔치를 하라는 둥..

고종사촌들과 이야기를 한 끝이라 구순이라는

나이가 자꾸 와 닿았습니다.


구순의 나이에도 친정은 든든한 뒷배가 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구순의 나이에도 자식들앞에서 친청조카들을 자랑하고 싶을 만큼

자식들에게도 자존심을 세우고 살게 되는구나 싶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도 친정은 이렇게 대단한 존재이구나 싶습니다.

동생 말처럼 친정에서 산 세월보다

시집가서 산 세월이 몇배가 더 넘는데...ㅎㅎ 


고모는 손주결혼식에 친정조카들이랑 같은 테이블에 앉아계시더니

가족 사진 찍고 식당에서 만나자고 해도

사진 안찍고 느이들이랑 밥 먹으러 갈란다 하셔서

극구 말려야 했답니다.


ㅋㅋㅋ,,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고모가 칠순이 다 되었을때에 고모부랑 다투시고

아파 누워있는 우리아버지게 와서

종알종알 일렀는데

그때 우리 아버지는 칠순이 되어가는 여동생에게

당장 보따리 싸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그 고모가 얼마나 뿌듯해 하시며

두고 두고 얘기를 하시던지...


남자형제가 없어 친정이 없는

우리엄마 늘 부럽고 서운해 했지요.ㅎㅎ

.

.

.


아이에게 가족카톡 글을 전하며

서로 부모자식으로 손주, 조카로, 사촌, 동생, 삼촌으로

든든한 사람이 되자고 했습니다.


아이가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요~~

원동력... 이라고 대답이 왔어요.ㅋㅋㅋ

고모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아이에게도 엄마의 의중이 전달 되어서 기쁩니다.


정정하신 우리고모 보면 백수 하실 것 같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