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곁에서 하루 자고 왔습니다.
팔십 삼세가 되시는 어른이 아직도 당신주장이 얼마나 강하신지 다시 확인하고 왔지요.^^
기운이 딸리시는데다가 뒤로 넘어가는 체형 때문에 넘어지셔서 엉덩이 뼈가 아프고
머리에 혹이 나셨다며 지팡이를 두개나 잡고 다니시는데도
계단을 기어 오르면서도 밭에 가서 일하고 소리 지르며 참견하고 새참 해 대고 하십니다.
ㅠㅠ... 전 지금 하래도 싫구만....
어머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동네에 사셨습니다.
그런데 79세가 되던 해에
아들이 투자를 목적으로 사 둔 땅과 이층집이 마음에 드셨는지 이사를 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아주버님께서 집 지키시라고 가서 사시라고 했나,, 생각 했었는데 집이 좋으신 것을 보고
당신께서 가시겠다고 하셨답니다.
두 아들이 사는 곳도 마다 하고 혼자 뚝 떨어져 살아야 하는 곳에
다니던 교회나 어울리시던 친구분들도 아쉬움 없이...
워낙 성격이 좋으신 분이니 적응도 잘하고 새 친구도 잘 사귀십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넓은 대지에 조경수가 꽤 많은데 일꾼 사서 전지작업을 하신답니다.
이틀은 해야 된다고 하시는데 일하시는 분들 참견하고 새참을 해 대고 하시네요.
어머님은 밖에 일 참견하시면서도 제가 하는 일에도 참견하십니다.
놔 둬라,,, 내가 할거다. 그렇게 하지 말아라.ㅋㅋ...
하여튼 청소하고 이불빨래 하고 잔소리도 하고 큰소리지르며 대화도 하고...
울 어머님의 끝없는 수다를 들으며 왜 왔던고 후회도 하고... 기운이 딸리시니 이젠 수다도 소리를 지르며 하십니다.
혼자 남으시는 모습이 안스러워 안아도 드리고...
그러다가 사진도 담아서 왔습니다.
결심,,, 전 이 다음에 아주 작은집에서 (우리어머님 집은 이층고래등집에 살림규모는 지금 나보다도 훠~얼씬 크시니)
일찌감치 살림에서 손 놓고, 젊은 애들 말 잘 들으며 살래요. 하나님께서 그리 만들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계단 많은 곳엘 배웅나오시겠다고 하시는 것 만류하며 싸우고(?)ㅋㅋ,,,
맨 아래 사진처럼 창가에서 손 흔들고 계시겠다는 것으로 합의(?)보고
저 가는 것 보시겠다는 어머님께 도로로 나서서 손을 많이 많이 흔들어 드렸습니다.
어머님댁을 다녀오면 며칠 마음이 편치 않아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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