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이것은 그녀가 이웃 주민의 집 대문에 남겨놓았던 쪽지의 일부라고 한다.(2011년 2월 9일자 인터넷뉴스의 일부)
최고은, 서른두살의 시나리오 작가,
2006년 제4회 아시아국제단편영화제 <격정소나타>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감독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췌장염을 앓고 있던 그녀가 굶주린 채 죽어갔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설을 앞둔 지난 1월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수 일째 굶은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 되었답니다.
쪽지를 받은 옆집에서는 간혹 쪽지를 받으면 밥과 김치를 주곤 했는데
며칠 집을 비웠다가 쪽지를 보고 가 보니 사망한 상태였다네요.
얼마 전 돌아가신 작가 박완서님께서는 특별한 유언을 남기셨답니다.
"문인들은 돈이 없다. 내가 죽거든 찾아오는 문인들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
그 뉴스를 접하면서 참 감동이다 생각했는데
감동으로 끝날일이 아니라 여전히 굶주리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을 해봅니다.
마치 내게 쪽지를 건넸는데 못 받아 본 것 마냥 미안하고 슬픕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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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참 행복한 세상이
누군가에게는 참 슬픈세상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참 힘든세상 입니다.
그 누군가는 때로 님이 되기도 하고
그 누군가는 때로 제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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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의미에서 밥이랑 김치,,,그리고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가 목에 걸려서 넘어가지 않습니다.
님이 두들겨 야 할 집이 옆에 있나 돌아보세요.
제가 두들겨 야 할 집이 옆에 있나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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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끔은
저희 집 문도 두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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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께서 교회 옥합이라는 반찬봉사 팀에서 봉사를 합니다.
매주 수요일 음식을 만들어 독거노인들께 반찬을 배달하지요.
지난 겨울 한참 춥던때에 반찬을 드시던 노인께서 인기척이 없어 들여다보니
돌아가셨더랍니다.
목사님께서 파출소를 통해 그분의 가족을 찾고 일 마무리를 하셨습니다.
돌아가신 분을 처음 발견한 지인께 얼마나 놀랐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주무시는 것 같으셨어...라고 하더이다.
호들갑스럽지 않고 담담히 말해 주시는 그분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이만큼 살게되면 세상사를 많이 겪은 게 되나봅니다.
웬만한 일엔 그랬구나라며 받아들일 수 있고
그럴 수 있겠다고 이해하고 넘길 수 있고
다 그런거지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들려오고 보여지는 일들이 따듯한 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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