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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날 사랑하심 2010. 6. 21. 22:45

 

 

 

 

 

신경숙 장편소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선물 받았습니다.

머리맡에 두고 음식 간 보듯, 야금야금 떼어 먹듯  읽으며 행복하다가

지난주말 마져 읽었습니다.

아침나절 참새 짹짹거리는 소리 들으며 뒹굴거리며...

늦이감치 아.점 먹고 또 뒹글거리며...

오후나절 운동다녀온 후엔 근처 나무그늘 아래 벤취로 나가서...

저녁해 먹고 늦은 시간 좍좍 내리는 빗소리 들으며 마져 읽었습니다.

무거운 내용의 책을 하루종일 읽으니 내 기분마져 무거워졌습니다.

아직까지도 책 속에 파묻혀 있는 기분입니다.

 

책을 손에서 놓고 나니

작가는 이 책을 어떻게 끝냈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 땅에 많은 크리스토프들이 살아 있고

아직도 무수한 김명서, 윤미루, 정윤, 단이가 살고 있는데

어느때 어드메쯤에서 끝을 내야 할지 참으로 고통 스러웠을것 같습니다.

수 많은 인생이 수 많은 이야기거리를 토해내듯 만들며

수레바퀴 돌듯 돌아가는 시간들 속에서 '여기까지...' 라고 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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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게 명서처럼 연락 온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그나마 내가 연락을 해야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나조차 기억속에 친구나 하자..고 밀어 두었던 친구 

생전 전화라고는 하지 않을 것 같던 친구

그 친구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 나 아퍼~~'

'암이래~~'라고.

 

ㅠ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어릴적엔 부모보다도 더 좋았던 친구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사는데 바빠서,  인생이 그러려니 하고 돌아보지 못하며 사는 사람들.

책 속에처럼 다들 각자의 세상속에서 크리스토프가 되어

자기의 짐이 제일 무겁다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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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왜...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짐이 무거울때에야 그 사람의 짐이 얼마나 더 무거웠을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아프고 나서야 저 사람은 얼마나 더 아팠을까 안스러워질까요?

무거운 짐이 눈에 보이는데 우린 왜 나누어질 생각을 못할까요?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 왜 위로하며 살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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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서 놓은지 삼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거운 짐을 진 크리스토프들이 자꾸만 보입니다.

작가 신경숙님은 에필로그에 작가의 말까지 적어서 책을 내 놓았는데

그 책을 읽은 저는 작가의 눈이 되고 마음이 되어

세상의 크리스토프들이 자꾸보입니다.

마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2권을 제가 쓰기 시작한 기분이 듭니다.

 

무거운 책이라 더 빠져들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나를 포함한 주위에 크리스토프들이 조금 만 더 눈에 띄이다가

일상속에서 책 내용이 잊혀지고

크리스토프가 뭐더라... 라고 생각해야 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봅니다.

그래야 기분이 좀 밝아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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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읽은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 에필로그에서는 일년전 내 하루가 그대로 적혀 있더니

이 책 속에서는 내 일상속에 숨어 있는 단어들이 자꾸보입니다.ㅋㅋㅋ,,, 그래서 읽는 맛이 더 좋습니다.

 

책속에 나오는 '말테의수기'를 머리맡에 두고 행복한지 오래~~ : 마져 읽어야지. 읽는 맛이 새로울 겝니다.

책속에 나오는 정윤이 좋아하는 깻잎 반찬~~ : 나두 요즘 깻잎반찬에 빠져있는데... 그 깻잎반찬 엄청 많이 챙겨준 님께 감사^^ 그분께 신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덕분에 책을 읽으며 책도 더 맛있고 깻잎반찬도 더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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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살아있는 흔적을 남기려는 듯이 

하루종일 먹은 것을 기록했던 윤미루처럼

우리는 블로그에 내가 여기있다고, 오늘도 하루를 잘 살아냈다고 적어냅니다.

오늘도 김명서가 되고

윤미루가 되고

정윤이 되고

단이 되어 살아갑니다.

 

나도

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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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블로그에 살아있음을 적어 놓던 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거의 정기적으로 그 님의 블로그를 방문했었는데

그분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 블로그 방문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쥔 없는 방에 덧글만 자꾸 달며

다음엔 오지 말아야지를 다짐했었지요.

 

또 세상을 떠난 님에게 알림메일이나 스팸메일은 계속옵니다.

그런 것 보면

우리가 떠나면서 정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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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맑은 날에 무거운 이야기를 하며

얘기가 곁길로 샜네요. 

 

ㅋㅋ,, 그만 하겠습니다.

행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