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일상

친구 <아버지> 돌아가시다.

날 사랑하심 2011. 11. 4. 09:28

며칠전,,, 지난 수요일,,, 10월 26일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친구 아버지는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게 싫으셨나봅니다.

주일날 만난 친구가 아버지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머리카락을 밀어드려야 할까보다는 얘기에 머리카락이 짧으면 깔끔해 보이니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미는 것은 좀 그렇고 반삭을 하면 어떻겠냐고 말 했더니 그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머리카락을 반삭으로 자르는 게 싫으셨나봅니다. 그냥 돌아가시고 말았네요.-_-;;


친구는 아버지가 달라지셨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다녀가고 나면 어머니께 뭐 사 온 것 없냐고 물으시며 군것질 거리를 찾으셨는데

지난번 아들이 왔을때는 아들에게 직접 물어 보더랍니다.

뭐 사 온 것 없느냐,,,고. 마침 빈 손으로 온 아들이 뭐가 드시고 싶으시냐고 묻다가 누나에게 뭐를 사오면 좋겠냐고 하길래 사탕이랑 입 다실 것으로 사오라고 했더니 사탕, 과자등을 사왔는데 맛있게 다 드셨답니다. 음식도 엄청 많이 드시고 여느 때는 하루 종일 누워 계시곤 했는데 눕지도 않고 앉아서 졸으시기만 한다고 했습니다.

엥~~?? 사람이 변하면 돌아가신다는데...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식사부터 거르시고 아침식사도 못하시더니 화장실 다녀오시고 누우신 후 엄마가 빨래 널고 들어 온 사이 돌아 가셨답니다.

그 전날 식사를 못하시기에 좋아하시는 국수를 끓어 드리냐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하시기에 끓여 드렸는데, 그릇의 삼분이 이를 드신 것이 마지막 식사셨다네요.


친구 아버지는 삼사년전부터 집에서만 움직일 정도의 거동만 하셨습니다.

몸이 연약하신 엄마가 아버지 뒷시중을 잘 못하셔서 친구가 주말마다 집에 가서 청소하고 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리고 이발소에 모시고 나와서 이발하시는 시중을 들었습니다.

2년여 전부터는 친구가 허리수술을 하는 바람에 힘들어 하면서 그 일을 계속 했습니다.

힘들어서 어쩌냐를 우리끼리 이야기 하면서 지난 주말 어머니 병원모시고 다녀와서 청소했더니 이발소 다녀 올 기운이 없어서 이번 주에 이발소에 가야겠다고 했었지요.


내가 아파 누웠을때 병 문안 온 다른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의 시아버지는 노환으로  집에 누워계시다가 병원도 안 가고 돌아가셨지요. 정말 돌아가시는 복을 타고 났다고 셋이서 이야기 했었는데,,, 친구의 아버지도 그러셔야 하는데,, 하며 이야기 했었는데....  


우리가 머리카락을 짧게 깎아 드리자고 한 것이 싫으셨을까요? 

아니면 딸이 수발들기 힘들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셨을까요?

돌아 가시는 복을 타고 났다는 분의 이야기를 들으셨을까요?

이건 갑자기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아쉬운 마음에서 드는 생각이겠지요.

나이가 들으면 돌아 가는 복도 있어야 한다네요.

나도 그 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천상병님처럼

내 소풍이 아름다웠노라고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가시는 복을 타고 나신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 가신 곳이,,, 평안한 곳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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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천상병시인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 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삶이 소풍이었다고

그 소풍이 아름다웠더라고

오늘

한쪽의 일터에서는 굴뚝위에서 농성을  하고

바람이 바뀌었다다른 쪽의 사람들은  감옥으로 내몰리는

이길이 소풍이라고

 

따르는 식구들과

목마 태운 보따리

풀숲에 쉬면 따가운 쐐기

길에는 통행료

마실 물에도 세금을 내라는 세상

 

홀로 밤길을 걷고

길을 빛추는 달빛조차 몸을 사리는데                                       

이곳이 아름답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