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일상

2011년 <가을>이 길어서 참 좋다.

날 사랑하심 2011. 11. 4. 09:54

 

나무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

살기 위해 죽는 나무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버렸습니다.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해

자신을 감싸고 있던 전부를 떨어트렸습니다.

앙상한 몸이 드러나고

부끄러운 자신이 보여지고

 

때로 무생물처럼

때로 주검처럼

한 계절을 숨도 쉬지 않고 지낼겝니다.

그리고 살아 남는 자는 살아 남을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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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부시게 아름다운 가을날에

시린 가슴을 안고

아니 시린 가슴을 안고서

바라보는 가을은 더 아름다웠습니다.

 

그 시간을 기다리며

많이 생각했습니다.

시체처럼 누워서

많이 생각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아까운게 없을까?

어쩜,,, 이렇게 버릴게 없을까?

어쩜,,, 이렇게 보고픈게 없을까?

어쩜,,, 이렇게 미련이 없을까?

어쩜,,, 이렇게 정리할게 없을까?

어쩜,,, 이렇게 아무것도 없을까?

 

잘 살은 것일까?

못 살은 것일까?

-_-;;

무(無)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