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일상

<어머님>께 다녀왔어요.

날 사랑하심 2011. 9. 26. 18:01

클클클,,, 모처럼 어머님께 음식 해 드렸으니

포스팅을 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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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는 고기를 좋아하십니다.

맛있는 고기 사 드리면 남들에게 자랑하시며 좋아하셨는데

이제 그 조차 쉽지 않으니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고기는 자를 필요도 없이 잘게 부서지게 해서 볶았습니다.

그리고 과일이랑 전을 준비했습니다.

 

불고기는 소고기, 표고버섯, 양파를 넣고

키위갈고, 마늘, 간장, 꿀을 넣어서 미리 재웠놓았다가 볶았습니다. 

괜찮게 되었어요. 어머님께서도 맛있다고 하시면서 드셨습니다.^^

이젠 틀니도 빼고 살으시는 어머님 드시기 편하게 메론 물렁한 부분만 오리고 거봉포도는 껍질 벗겨서 담았습니다.

그리고 녹두전, 동그랑땡, 북어전을 챙겨 담았습니다.

워낙에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시는지라 전도 맛있게 드십니다.

 

 

실은 상황이 더 안 좋아 보이셨습니다.

핏기 없는 얼굴에, 퀭한 눈, 희노애락을 찾을 수 없는 표정...

예전보다 더 많이 횡설수설 하시고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아

이젠 어머님의 말씀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차 유추할 수 없어졌습니다.

 

한참을 수다 떨으시니 얼굴에 혈색도 돌고 목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우리어머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을 좋아하셔서

아프다고 징징 우시면서 시작하시다가도 수다가 길어지면 점점 힘이 생기고 기분도 좋아지십니다. 

에너지가 생겼다는 의미이지요.

사람이 그리웠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번엔 한시간 정도 지나니 그만 가라고 하셨는데

이번엔 더 있다 가라고 하십니다.

 

 

 

 

 

이젠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가족의 돌봄보다 시설의 도움의 받고 살아야하는 때...

내가 어른을 못 모셨듯이

내 자식도 나를 거두어 주지 않겠지요?

 

 

세월은 좋아져 사람의 수(壽)가 100세를 넘는다는데

연로하신 분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오래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우리 형제 중에도 두분의 사둔이 노인시설에 계시고

주위에 건강하시지 않으신 부모님들은 거의 대부분 노인시설에 도움을 받고 계십니다.  

 

 

왜 이리 바쁘게 살고

왜 다들 힘들게 사는 걸까요?

무엇때문에.... 

 

 

앞서 가시는 분들의 모습이 처량 해 보여서

그 뒤를 따를 내 모습도 처량해 보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나처럼 보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_-;;

 

다시 아기가 되어 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존경받고 멋진 모습일때 안녕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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