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읽고 넘 좋더라며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을 주셨습니다.
아침에 잠을깨며 머리맡에 두었던 책을 두어 페이지 읽었습니다.
두어 페이지 읽는 중에도 눈물이 주루룩....
우리에게 어머니는 어찌 그런 존재일까요?
책속에 엄마가 불쌍해서 눈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내 엄마가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과 감정이입이 되어서 눈물이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어머니나 가족에 관한 가슴 찡한 글은 우리를 울립니다.
어제 엄마께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시길래
아침에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우리 엄마의 씩씩한 전화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옵니다.
다행이다.
우리엄마의 목소리가 아직 씩씩해서...
안부를 묻고 잠시 변동이 있을 나의 신상근황을 설명드립니다.
시내산에도 오를꺼야.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던 산이예요. 생각나요?
그래? 몰라~
엄마는 설교시간에 뭘 들으신데..
들어도 잊어버려. 그러고 또 듣고 하는거지 뭐.
요단강도 지나갈거예요. 생각보다 작다는데....
그래? 요단강이 큰 강이 아니야??
요단강은 단박에 떠 올리시네요.
엄마랑 같이 움직일까 생각도 했는데 시내산엔 새벽에 오르고 쉽지 않을것 같애요.
아냐~~. 난 그런거 봐도 잘 몰라.
기도부탁하는 딸 한테 엄마는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는 목소리로 씩씩하게 인사합니다.
새벽에 읽은 책이 생각나서
엄마랑 놀아줘야하는데 그러지도 못해서 미안하네. 하니
걱정마~ 나 놀사람 많아.
어버이날즈음에 삼실이 바빠서
올해는 어버이날 지나서야 갈 수 있을 것 같애요.
아냐~~ 안 와도 돼.
ㅎㅎ...
에~궁~~ 엄마랑 통화를 마무리하며 눈물이 글썽입니다.
내가 나이 들긴 들은 모양입니다.
엄마가 불쌍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안스럽다 생각이 든 것도 아니고
내가 맘 아픈 것을 딱히 숨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 모든 것을 담은 무엇인가가 순식간에 감정을 점령해 버리고 눈물을 만듭니다.
우리에게 어머니란, 가족이란 그런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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