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일상

오빠의 엄마랑 한달살이

날 사랑하심 2022. 1. 17. 16:42

 

대기업에 다니던 오빠가 2021년말일자로

정년 퇴직을 하고

엄마계시는 고향집에 가서

엄마랑 한달살이를 합니다.

 

평소에 엄마한테 오면 상차림을 하지 않았었지만

올케 언니가 해 준 음식을 들고와서

엄마께 밥을 차려드리고 설겆이를 하며

지내는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1>

1월 첫번째 월요일 엄마한테 간 오빠는

가자마자 엄마를 모시고

백신3차 접종을 하고

증명서를 발급받고

주민등록증에 접종완료 스티커를 붙이는 일을 하셨네요.

주민등록증에 스티커 붙이러 갔더니

주민등록증 사진이 많이 지워져서

다시 만들고...

안 그래도 접종 완료 증명서 발급받으라고

얘기하려던 차였는데...오빠가 참 꼼꼼해요.^^

 

근처에 사시는 고모랑 같이 모시고

속초에 엄마 단골집 "이모네집"에 가서

가오리찜을 드셨답니다.

이가 부실한 엄마가 가오리찜을

잘 드신다고 하는데

예전에 같이 갔다가 리모델링하느라

문을 닫아서 못 먹어봤어요.ㅠㅠ

속초의 맛집이라서 어르신들 모시고 갔는데

웨이팅이 1시간이 되더랍니다.

다행이 대표님께서

기다리는 분들의 양해를 구하시고  

어르신들을 챙겨주셔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드셨다네요.ㅎㅎ

언젠가 기회되면 이모네집 꼭!! 가보려합니다.

 

<2>

또 하루는 고모님이랑 엄마 모시고

고모가 어릴때 사시던 친정동네랑

이모댁에 다녀왔답니다.

고모는 어릴때 생각하시며

여기서는 무엇을 하고 지내고

저니는 무엇을 하던데고... 하며

옛이야기 하셨답니다.ㅎㅎ

 

엄마는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동생 얼굴을 보고 오고....

에궁~~ 엄마가 참으로 든든하고 행복했겠어요.

엄마도 옛날 분이라

딸들이 이모댁에 모시고 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아들이랑 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3>

사진 잘 찍지 않은 오빠가

엊그제  단체카톡에 올린 사진

이것이 무엇일까요? 하면서...ㅋㅋㅋ

무엇일까요?

저는 금방 알아봤습니다.

엄마가 숟가락으로 사과를 긁어 드시고

남은 껍질입니다.ㅎㅎ

어릴때 할머니가 이렇게 드시곤 했었어요.

 

 

<4>

문득 엄마랑 통화를 하고 나서

웃음이 났습니다.

왜 아직 저녁을 안드셨냐고 하니까

아들이 안 차려 준다? 하시는데

요양보호사님이 다녀가시지만

혼자도 식사를 잘 챙겨드시던 분이

어쩜 하나도 불편해 하지 않으시고

아들이 차려주는 밥을 기다려서 드실까요?

그만큼 엄마가 늙으셨다는 얘기고

두번째는 그런 성격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싫다 좋다를 표현하지 않으시고

그저 무엇이든 니가 그러면 그렇게 해라..는 편이시거든요.ㅋㅋ

자식들에게 해 준 게 없으니

이래라 저래라 할말이 없으시다고

워낙 참견이나 잔소리를 안하시는 분이고

좋은게 좋은 분이시라는 걸 다시 느낍니다.

 

 

<5>

워낙 말 재주도 없으시고

말을 옮기시지도 않으시는 엄마께

 오빠는 뭐하며 지내냐고 물으니  

근처 밭에 가서 나무를 베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뭐하러 하느냐,,는 엄마.

밭이 산이 되어 버렸으니

다시 밭을 만들려고 하나보다고 하니

그까짓 거 밭을 만들어서 뭐하냐고

돈이 될 것도 없는데 하시네요.

그래도 7남매가 커갈때 

그 밭은 뽕나무 밭이기도 하고

들깨 밭이기도 하면서

우리에게 먹거리를 대 주고 요긴 했던 밭인데

큰 돈 되는 소출이 나지 않는 작은 밭이라고

엄마께 홀대를 받는 시절이 왔네요.

그러니까 오빠는 아버지 산소가 있는 작은 밭을

아니 나무가 불쑥불쑥 자라고 있는 밭에

나무를 제거하고 있답니다.ㅎㅎ 

.

.

하여튼, 엄마는 오매불망 위하던

 장남과 단 둘이 한달살이를 하는 중입니다.

엄마는 행복할 것이고

오빠는 조금 답답한 생활이겠지만

분명 둘단의 좋은 추억을 만들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