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일상

날 사랑하심 2010. 3. 29. 21:35

난  인적없는 길이 좋다.

그것도 이렇게 비포장 흙길...

 

구비구비 돌아가는 매무새가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때로 자신을 따라 오라 유혹하는 것 같다.

저 길은 뭐라 말하는 것인가?

얼마나 긴 세월을 가슴에 앉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있을까?

어느 쪽으로 먼저 내 걸음을 옮겨 놓으며

말을 걸어 보아 할까?

 

다시 이 자리에서 카메라를 누를 즈음이면

길은 초록세상에 몸을 숨기고 있을게다.

아주 조금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며

지금과는 또 다른 말을 내게 할 것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여전히

저 길은 뭐라 말하는 것인가?

묻게 될 것이다.

 

꽤 많은 세월을 살아왔는데

아직도 나는 어디로 가는지...

길은 내게 뭐라 말하는지...

매번 알 수가 없다.

 

세월이 흘러흘러 아주 먼 훗날엔 알 수 있으려나....

 

올 해엔 이 길을 만났다.

내게로 와 준 이 길

이쁘고 고맙다.

 

덕분에 때때로 행복하니

이 또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