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님의 블로그에 덧글 달다가
몇십년만에 옥수수가리, 볏가리라는 단어를 사용 해 봤습니다.
어려서 무시로 사용했던 말인데
오랫만에 사용하려니 쌩둥맞기도 하고
그 말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 검색까지 해 봤네요.
가을 들판....
밭에 논에 가을걷이가 끝나면
동네아이들의 놀이터가 됩니다.
숨박꼭질을 하노라면
옥수수가리 볏가리는 숨을 장소가 되고
맘껏 뛰어다닐 수 있는 놀이터가 되어 주었지요.
잘 쌓아놓은 볏가리에서 볏단 끄집어 내려놓고 놀다가
어른들께 꾸중듣기도 하고 ....
겨울이면 어른들이 논에 물을 대 주시고
얼음판을 만들어지면
썰매도 타고 스케이트도 타고 놀았지요.
옆에 쌓인 옥수수단 가져다 불도 지피고
얼음이 깨져 발이 젖으면
그 불에 말리기도 했지요.
예전엔 나이론으로 된 옷들이 많아서
불씨가 날려 구멍이 나기도 하고
양말이 타곤 했습니다.
지금은 말로 설명해도
알아 듣는 이가 별로 없는 그시절...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볏가리
벼를 베어서 가려 놓거나 볏단을 차곡차곡 쌓은 더미.
옥수수가리
글을 쓰다보니 또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의 나뭇가리입니다.
예전에 남의 산에서 나무 해 다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산림조합(?)에서의 단속도 있었던 같습니다.
한이 되신 아버지는 깍아지른 듯한 산을 사셨습니다.
오로지 당신의 목적은 내 산에서 나무를 해서 쓰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산에 잣나무를 많이 심으시고는
잣나무 가지치기를 해서 나무를 많이 해 놓으셨습니다.
나뭇불 지피던 아궁이는 기름보일러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몇년이 지났지만
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신 나뭇가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십수년이 되도록 남아 있던 나뭇가리...
뒤란에 쌓여진 나뭇가리를 볼때마다 아버지 생각이 났었습니다.
엄마도 그 나뭇가리를 없애지 못하고
나뭇가리가 사그라 들때까지 두고 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