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를 볶다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돌아가시면 안 되겠어요."
ㅋㅋ,,, 생뚱 맞은 제 소리에 엄마가 아무 대답도 못하시네요.
큰언니가 농사지은 참깨가 엄마에게 배달되고
엄마는 그것을 자녀들에게 배분을 해 줍니다.^^
그런데 지난번에는 깨를 깨끗이 닦고 말려서 나누어 주셨어요.
그래서 깨가 떨어지면 냉동실에서 꺼내 바로 볶아 먹으면 됩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얼마나 편하고 감사한지
깨를 볶다가 말고 엄마께 전화를 하게 된 것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마늘 사서 까서 빻아서 봉지 봉지 담아서 주시지요.
고추장,된장,간장 챙겨주시지요.
우리 엄마는 저에게 이렇게 챙겨주셔야 할 게 많아서 돌아가실 수 없습니다.
또 있습니다.
지난 추석때 집에 갔더니
체했는지 속이 안 좋다고 하시며 식사도 잘 못하시고 목소리에 기운이 없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왔더니
엄마의 기운없는 모습이 자꾸 생각나고
저까지 기운이 없었습니다.
엄마란 존재하는 것 만으로 그렇게 힘이 되는가 봅니다.
고향에 가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고향에 엄마가 계셔서 좋은 것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 고향이 엄마이고, 엄마가 곧 고향이네요.
엄마가 계시다는 것 만으로 우리에게 힘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평소에는 곁에 계시는 것 조차 잊고 무심히 지내지만
큰 힘이 되어 주시는 울엄마.
그 힘을 제게 계속 주시려면 돌아가시면 안 되겠습니다.
팔순이 다 되어가시는 엄마, 언제까지 붙잡을 수 있을까요?
제가 너무 욕심 부리는 것일까요?
세상의 모든 자녀들의 마음이 이럴까요?
내가 있어서 나의 아이도 좋을까요?
제가 느끼고 깨달은 것을 아이도 빨리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래저래 욕심쟁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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