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생일날 아침,
엄마께 전화를 걸어서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어? 하시면서
미역국은 끓여 먹었느냐고 하시는데
미역국은 엄마가 드셔야지요. 하면서
퇴직하면 내 생일에
미역국 끓여드리러 가겠노라고 했습니다.
과연 그 날이 내게 허락될까 생각하면서.
올해 엄마는 89세고
퇴직은 4년 남았습니다.ㅎ
이른 새벽에 부고문자가 들어와 있어서
86세 어르신이 돌아가셨다고 했더니
아이구~ 잘 돌아가셨네.. 하십니다.
엄마보다 어린데.. 하니까
그러니까 잘 돌아가셨지. 나도 빨리 가야되는데... 하십니다.
그래서 시작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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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엄마가 돌아가셔서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자식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하시네요.
엄마가 하늘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자식을 대표해서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고맙습니다. 엄마도 잘 살으셨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둘>
형제들에게 엄마랑 나눈 대화를 공유하고
아이의 생각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형제들에게 보낸 글을 아이에게 보냈습니다.
아이는 문득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요" 라는
말이 하고 싶었답니다.ㅎㅎ
아이의 속 마음을 들여다 보니
웬지 뭉클하고 안스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자녀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이 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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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제 생일날 아침에
엄마랑 나는
하늘에 있어봤습니다.^^
(2021년 어느 겨울에 찍은 사진)